회귀

출품작가
김창열
제작년도
2012년
재료
캔버스에 아크릴, 유채
크기
72.7×116.8cm
작품설명

작가 김창열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시각적인 것의 시적 충동을 끌어들여 의미의 역설로 풀어내는 작업이다. 혹자는 이러한 시각에서 그의 환영주의적 작품인 ‘물방울’을 논의하기도 한다. 작가의 작품에서는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존재의 부재(不在), 혹은 ‘비움’의 요소가 일관적으로 느껴진다. 김창렬의 ‘물방울’ 작품들은 일상을 초월해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 즉 일종의 정신적 정수를 제시한다. 이 작품들은 모든 감각적 존재의 위선과 계략을 없애고 치유하고자 의도된 것들이다. ‘물방울’의 동기부여는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될 수 있다. 작가의 정신적 의도가 내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구조 속에는 ‘의미의 역설’과 같은 수수께끼가 존재한다. 형언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이론가 또는 비평가들이 김창렬의 작품을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적 시각에서 맥락화할 수 있겠지만 이는 그의 작품에 있어 간접적인 요소일 뿐, 작가의 근본적의 취지는 아니다. 작가도 이러한 일상의 부침(浮沈)에 영향을 받는 인간이다. 물질적 세계에 관여하고 있는 이상 일상의 부침은 우리의 실재((實在)이다. 하지만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이러한 요소가 예술의 주된 초점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물방울’ 그림과 중국의 천자문으로부터 온 서예적 기호에는 생각을 보는 방법, 나아가 종국에는 마음을 비우는 방법과 같은 또 다른 시각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들 환영주의적 은유는 순수한 감각적 시각 속에 사면되어 간다. 따라서 김창열의 작품은 추상적 형태의 규범적 개념을 넘어선 초현실주의적 작품인 것이다. 전통적인 동양의 시각에서 볼 때, 그의 작품은 역사적으로 불교와 관련된 도교 사상과 궤를 같이 한다. 불교의 경우 모든 길은 깨달음으로 통한다. 하지만 회화는 그렇지 않다. 그저 직접적인 실재(實在)가 아닌 것을 의미화할 수 있을 따름이다.